재미 탑승 완료! 웃음 이륙 준비! <파일럿>

영화 <파일럿>

영화 간단 소개

하루아침에 인생 추락한 스타 파일럿 제2의 인생 이륙 준비 중! 최고의 비행 실력을 갖춘 스타 파일럿이자 뜨거운 인기로 유명 TV쇼에도 출연한 만큼 고공행진 하던 한정우(조정석)는 순간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잃고 실직까지 하게 됩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그를 다시 받아줄 항공사는 어느 곳에도 없었고 궁지에 몰린 한정우는 여동생의 신분으로 완벽하게 변신하여 재취업에 성공하게 됩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또다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됩니다. 인생 순항을 꿈꾸던 한정우의 삶은 과연 무사히 이륙할 수 있을까요?

주요 등장인물 소개

한정우(조정석) - 실력은 물론 대중적인 인기까지 겸비한 유명 여객기 조종사였지만 한 번의 말실수로 해고 통지를 받아 실업자가 되었고 여러 악재까지 뒤따르는 인생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미친 변신'을 시도해 버립니다. 윤슬기(이주명) - 쿨하고 당찬 파일럿이자 전형적인 외강내유 스타일. 정미로 변신한 정우에게 도움을 받은 후 속마음까지 나누는 친한 사이가 됩니다. 한정미(한선화) - 한정우의 여동생. ASMR  뷰티 크리에이터이자, 정우의 여장 아이디어를 간접적으로 제공하고 여장을 완성시킨 장본인입니다. 사건 이후 '진짜 한정미'라는 채널명으로 실버 버튼을 받는 유튜버가 됩니다. 서현석(신승호) - 한정우의 공군사관학교 후배. 같이 일하는 여자 동료(기장, 승무원)들에게 찝쩍대는 것으로 유명하고 남성우월주의 면모도 보입니다.

'한정우'가 정미로 대신 살며 깨달은 것들

영화는 중반을 넘어가면서 웃음보다는 메시지에 주력하고 있었습니다. 정우가 여장을 하지 않았다면 절대 알 수 없었을 것들이 그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업무 능력이 아닌 외모를 우선으로 평가받는 여자들의 기분을 느꼈고,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하며 들이대는 남자가 얼마나 짜증 나는지 직접 경험을 했습니다. 또한 여태껏 자기 자신밖에 몰랐던 정우가 엄마와 동생, 아내와 어린 아들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서 관심 있는 척만 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남자인 정우가 여장을 하게 되면서 여자의 입장을 이해하게 된 것이었고, 자기 자신밖에 몰랐던 그가 주변을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보기 전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는 것들을 정우는 몸소 겪으며 알게 됐습니다.

평가

개봉 이후 관객 평가는 두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영화의 유머 타율이 관객마다 제각각이고 주제의식과 관련된 논의가 많아 일관된 평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개봉 첫날 기준 호평/혹평으로 나뉘는 CGV 골든 에그는 92%로 2024년 여름 흥행작 중 하위권이지만, 10점 만점제를 사용하는 메가박스 평점은 8.8점으로 상위권을 기록했습니다. 영화의 유머 코드는 호불호가 갈릴 여장남자를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기에, 일각에서는 즐겁게 웃고 나왔다는 반면 일각에서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는 등 코드에 따라 평가가 갈립니다. 분장 역시 정체를 감추는 것이 주가 되는 코미디이기에 잘 소화했다는 반응과 영화 외적으로는 여자로 보이지 않기에 괴리감이 느껴졌다는 반응으로 갈린다. 그래도 코믹 연기와 트랜스젠더 연기로 다져진 조정석의 캐릭터 소화 능력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어 호평을 받으며, 그나마 영화의 가장 큰 장점으로 언급되었습니다.

마무리

<파일럿>은 '남성 파일럿이 여동생 신분으로 변장 취업'이라는 황당한 설정을 코믹하게 풀어냈습니다. 젠더, 회사 내 성추문, 역차별 등 민감한 소재들도 비교적 가벼운 톤으로 버무린 만큼, '웃다가 끝나는 영화'를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조정석의 망가지는 열연이 심심할 틈을 안 주고, 나름 진지한 메시지(성별에 대한 편견, 기장 위계질서 등)도 건드립니다. 다만 이 부분이 더 심도 있게 다뤄졌다면 '사회파 코미디'로 큰 임팩트를 줬을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매 여름에는 한 편쯤 '유쾌한 한국 코미디'가 필요한 법입니다. 진짜 즐겁게 2시간을 보내고 싶으시다면, 파일럿이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